셋째날
셋째날이다.
저녁에 한꺼번에 적다가 보니 오전에 뭘했는지가 자세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 에궁...
흑 30대인데 벌써 이러니... 쩝~~~
오전에 현장사람과 같이 조례를 했다. 현장사람들이 느끼는 시스템에 대해서 현장 리더가 많은 부분을 설명해 주었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부분을...
현장사람들이 시스템에 대해서 적극적인 협력이란 목표로 움직이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들은 우리들의 시스템만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반성을 해 본다. 현장과 시스템의 목표는 한가지 이다. 회사내부의 수익창출... 같은 회사내에서 일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너무 쉽게 넘어가는 부분들이 많은 편이다. "뭐 이렇게 하면 되겠지...". 하지만 시스템을 직접사용하다가 보면 그 때 쉽게 넘어간 부분들이 나중에는 칼들고 뛰어온다. 마치 나를 죽일 것처럼 말이다. 공과 사를 확실하게 구분해야하는 필요성을 느끼게 하는 순간이었다.
현장과 시스템 사이에는 커다란 절벽이 있다. 마치 건너기에는 너무나도 벅차게 느껴진다. 서로가 큰 목소리로 상대방에게 알리고 싶지만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 그냥 자기만의 세계에 빠져 있는 것이다. 방금전에도 적었지만 같은 회사이기 때문에 쉽게 넘어가는 부분도 많아서 문제가 되지만, 서로가 같은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력이 훨씬 더 잘되는 편이다.
한국에서 시스템 도입할 때는 역시나 많은 부분에서 현장(즉 고객)과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때 어떻게 고객과 충돌없이 원할하게 시스템을 도입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목표가 하나라면 큰 문제없이 같은 인식을 가지고 움직이겠지만 조금이라도 서로의 목소리가 커진다면 그야말로 배가 산으로 가고 만다.
오전에 현장사람들과 같이 시스템 도입에 대해서 많은 부분을 이야기하면서 서로의 적극적인 협력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감동의 눈물이 흑흑~~~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느낌이 든다.
오후에 본격적으로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용자에게 교육을 할 참이었다.
이게 웬일인가? 혹시나 했던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데이터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것이다.
이래저래 쿼리를 날려보고 분석 결과 황당한 부분을 발견했다. 마스타에 데이터가 없는 것이다.
헉 이런일이... 본사에 연락을 해 본 결과 마스타 미등록 상태에서 발주를 해 버린 것이다.
EOS 시스템을 통하지 않고, 벤더와 계약 후 바로 센터로 상품이 들어와 버린 것이었다.
충격 그 자체였다. 초기부터 현장에서 이런 일이 계속해서 있었던 것이다. 결국 본사쪽의 운영과
마스타 등록이 되지 않고서는 현재의 시스템을 움직이는 것이 무척이나 어려운 상태가 되어 버렸다.
누구의 책임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 일단은 초기 설계 때부터 현장의 데이터 흐름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부분에서 가장 큰 책임이 있다. 기존에 현장에서 사용하던 시스템은 본사와 데이터 연계를
하지 않은체 현장 중심의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그러다 보니 결국 도입 시기에 이러한 문제가
발견되었다.
재고 관리 쪽도 현장이 생각한 부분과 약간의 차이로 인해서 현재 수정 의뢰를 한 상태다.
아마도 조만간에 수정이 완성될 것 같다.
내가 지시하는 부분에서 멤버들이 같이 따라와 주는게 참으로 고마울 따름이다.
도입 이전에 시스템 수정을 하느라 고생했었는데 현장에 와서도 밤 늦게까지 수정한다고
고생하는 모습을 보니 미안한 맘까지 든다.
오늘 저녁은 맛난 것 잔뜩 사서 먹여야 겠다. 뭐 중국이라서 나에게는 입에 맞지 않는 부분도 있겠지만...